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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3개의 분야(미디어 AI,데이터 AI, AI 이론)에 특화해 교육 및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세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세계적인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 포항공대 인공지능(AI)대학원을 총괄하는 주임교수이자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장인 서영주 교수는 국내 최고의 인공지능 대학원을 만들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이렇게 내비쳤다. 단순한 포부가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강소대학으로 포항공대를 키워온 저력이 그 기반이다.

사진= 포항공대 AI대학원장 서영주 교수

AI대학원을 설립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드는 배경에는 이러한 믿음이 깔려 있다. 서 원장은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세계적인 연구를 하는 연구팀을 만들고자 교수 영입에 동분서주한 결과 지금의 뛰어난 교수진을 갖췄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맞상대로 경쟁과 협력을 해 온 것처럼, 포항공대는 사람들 사이에 항상 카이스트와 견주는 상대였다. 인공지능대학원에서도 그런 상황이 됐다. 물론 진짜 상대는 세계의 유수 대학들이다. 그들과 맞짱(?)뜨기 위해서라도 서로의 경쟁은 허락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쟁과 협력의 방향은 서로 다르지 않다.

“제조, 시스템, 재료, 로봇, 바이오, 신약 등 다양한 산업분야와의 융합 연구도 진행하고, 창업 교과 과정도 운영합니다.”

융합. 서 원장은 이 부분에서 포항공대만의 색깔을 더욱 확연하게 드러낸다. AI 핵심인재 양성이라는 국가적· 시대적 과제를 두고 포항공대 AI대학원만의 최상의 결과와 제대로 된 길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다.

공감능력. 서 교수는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연구 능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공감 능력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AI인재”라는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를 일깨우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대학원이 개설된 지 약 1년이 흘렀다.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소감은?

△지난 1년은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난 간 듯하다.

인공지능은 미래의 세계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큰 기술로 미래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준비는 세계적인 연구역량을 갖춘 인공지능 핵심인재 양성이다.

포항공대는 개교 이래 학생들에게 최고수준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아왔다. 그 전통을 이어받아 인공지능대학원은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세계를 선도할 인공지능 분야 핵심인재로 양성하려고 한다.

-AI대학원이 내세우는 비전이나 방향은?

△저희 대학원의 비전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선도적 인공지능 교육, 연구, 산학협력을 통한 세계적 수준의 석박사급 핵심 인공지능 인재를 양성해 인공지능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고 국가 미래 인공지능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면서도 전임교수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3개의 분야에 특화해 교육 및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즉, 미디어 분야에 인공지능 기법을 적용하는 미디어 AI,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한 학습에 사용될 데이터를 다루는 데이터 AI, 이러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및 데이터 처리 기법을 최적화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AI 이론의 세 가지 분야가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판단한다.

또한 제조, 시스템, 재료, 로봇, 바이오, 신약 등 다양한 산업분야와의 융합 연구를 위해 포항공대에서 자신의 연구 분야에 인공지능 활용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들이 저희 인공지능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을 하고 계시며 인공지능대학원 전임교수들과 함께 해당분야의 융합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경쟁률이 매우 높았는데, 학생들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 같다

△인공지능대학원 입시 결과 학생들의 관심은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 첫 신입생을 작년 말에 선발했는데, 경쟁률이 6대 1이 넘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석·박사통합과정은 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 9월 입학 신입생도 5월에 선발을 했다. 해외 유명대학 출신 포함 국내외 최고 인재들이 지원을 많이 했는데, 그 중 51명을 선발했다.

입학생들이 인공지능 분야 국가대표라는 인식을 갖고 열심히 학업에 임해 자신의 미래만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이끄는 인재로 성장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AI대학원이 가져올 변화가 궁금하다

△상당히 많은 포항공대 교수님들이 인공지능대학원 겸임교수를 신청해 자신의 학문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융합연구 수행에 많은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다. 인공지능대학원은 대학 내 모든 학과와 함께 대학 인공지능 융합연구를 이끄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다.

인공지능대학원 개설 과목에 타 학과생들의 수강신청도 많이 늘어나 매 과목에 학생들이 넘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삼성, SK, 포스코, 현대 등의 대기업 계열사를 포함 제조기업, 대형병원, 금융기관 등의 많은 기관들이 인공지능대학원과 함께 산학협력을 하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교수진 구성이 잘 마무리되는 듯하다.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저희 대학원에서는 세계적인 연구팀이 나오게 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한된 교수 수로 인공지능 전 분야를 다 잘할 수는 없기에, 몇 개의 특정 분야만큼은 포항공대 인공지능대학원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그래서 좋은 교수를 한 분 초빙하니 그 교수가 다른 우수 교원을 모시고 왔고, 그러다 보니 몇 분이 공동 연구실을 운영하며 세계적인 연구를 하는 연구팀이 만들어졌다.

교수 초빙 때 검증된 연구 능력과 발전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본다. 그러다 보니 박사학위를 받은 후 경력이 적거나, 신임교원이지만 나이가 조금 있는 분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자랑할 만한 연구 능력을 보여준 최고의 교수들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연구자들을 교원으로 초빙하려고 할 때 연봉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함께 연구하는 동료나 연구 환경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포항공대 인공지능대학원에서 신임교원에게 연구를 함께 할 동료 교수와 함께 할 연구팀을 만들어 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GPU서버를 비롯한 컴퓨팅 환경 면에서도 대한민국 최고수준이 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대학원 커리큘럼 구성은

△저희 대학원에서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AI 핵심 연구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핵심교과 외에도 앞에서 언급한 미디어AI, 데이터AI, AI이론 3개 분야의 특화과정교과를 제공한다.

학생을 선발할 때 잠재력과 가능성을 주로 보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기초가 부족한 학생도 선발된다. 이들을 위해 “AI 분야 초심자를 위한 기초트랙”을 만들어 AI 기초, AI를 위한 프로그래밍, AI를 위한 수학 과목 등을 제공한다.

창업에 대한 인식 고취 및 체계적 창업지원을 위한 창업 교과도 운영 중이다. 산업체 및 현업 창업가와 공동으로 교과목을 운영해 산업체에서의 인공지능 적용 가능 문제에 대한 교육 및 해결책 연구를 진행한다.

– AI 대학원만의 혜택은 무엇이 있나?

△포항공대 개교 이래 학생들에게 최고의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며 교육을 진행해 왔다. 포항공대의 장학 혜택은 대한민국 최고수준이라 더 이상 언급을 할 필요도 없다.

저희 인공지능대학원에는 “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인공지능대학원 학생들이 해외 저명 연구자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1회 이상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수 학생들을 선발해 실리콘밸리 AI 기업 탐방 기회를 제공하고, 모든 대학원생이 최우수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도록 지원을 할 예정이다. 대학원들에게 해외 인턴십 파견도 지원하려고 한다.

“학생 주도 창의자율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 자유 과제에 대해 과제당 1000만원 이내의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연구결과를 도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 AI 대학원의 인재상은

△학문적으로는 최고의 경지에 있지만 가슴만은 인간답고 따뜻한 사람이 진정한 인재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이란 기계가 사람처럼 학습하고 판단하게 하는 학문 분야이다. 즉, 기계가 사람을 따라하려고 하는 거다. 기계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따라 하기 어려운 영역은 인간다움과 공감 능력이 아닐까 한다. 최고수준의 인공지능 연구능력을 보유했지만 가슴이 따뜻하고 남들과 함께 웃고 울고 아파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인재가 아닐까 싶다.

– 포스텍 AI대학원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저희들은 잠재력과 기초지식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 인공지능분야는 다양한 응용분야와 결합이 될 수 있는 학문이기에 잠재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입시에서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을 많이 보며 알고리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테스트한다. 생각보다 인공지능 공부에는 수학 지식이 많이 요구된다. 선형대수, 확률, 통계, 미적분 등의 수학 분야에 탄탄한 기초를 가지고 있는지를 신입생 선발 시에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예비 지원자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운동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공부를 하려는 사람에게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연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본기가 있는 축구선수라면 어떤 포지션도 쉽게 소화하는 만능 플레이어가 될 수 있듯이 공부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려는 사람에게 기본기란 위에서 언급한 수학 능력과 프로그래밍 능력일 듯하다.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대학원 공부는 단거리 육상이 아닌 마라톤에 가깝다. 여러 해 동안 끈기 있게 공부하려는 의지도 다지기를 바라고 틈틈이 운동을 해서 체력도 축적하기 바란다.

– 해외 AI대학원과 제휴 계획은

△포스텍 AI대학원은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 관심이 많다. 대학이 있는 도시의 역사 및 환경이 비슷하고,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점에서 관심이 많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와의 다양한 교류 및 연구협력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AI대학원 정책과 관련해 정부에 요청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선진국 대비 부족한 인공지능 인재를 집중 육성해 미래 국가 경쟁력 제고를 이루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정부는 배출되는 학생의 질 보다는 양을 중요시하여, 얼마나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느냐 보다는 선정되는 인공지능대학원의 개수와 배출되는 졸업생 수에 관심이 많은 듯 보인다. 인공지능 분야의 핵심 인재는 적은 수를 배출하더라도 최고의 인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공지능대학원 선정이 어느 정도 되었다면 계속 그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기존에 선정한 대학의 학생들이 제대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 등에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인공지능 분야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컴퓨팅 장비가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저희 대학에서도 대학 차원의 GPU장비 투자를 아끼지 않겠지만 정부에서도 국가적인 컴퓨팅 환경 제공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희망한다.

서영주 포항공대 AI대학원장은 인공지능대학원을 총괄하는 주임교수와 포항공대 인공지능연구원 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 전기 공학 및 컴퓨터 과학과 실시간 컴퓨팅 연구소 연구원과 미 애리조나 대학교 전기 컴퓨터 공학과 객원교수를 거쳤다. 한양대에서 학사·석사과정을 마치고 미 조지아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정태 기자